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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의 세계 치앙마이 여행 중 마사지 스쿨에 등록했다. 점심 식사가 포함된 프로그램이라서 수강생과 강사가 밥을 같이 먹는다. 마사지를 가르쳐 주는 A와 Wii가 고른 점심 메뉴는 태국인이 좋아하는 팟 까파오무쌉(다진 돼지고기와 태국 바질을 넣어 볶은밥)이다. 이날은 스위스에서 온 S도 같이 먹었다. 점심을 먹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게 되었다. 점심은 맘에 들었는지? 태국 음식을 좋아하는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냐? 등등 그런데 S가 한국 음식 중에 김밥을 안다고 했다. 스시와 비슷한 것 같은데 좀 다른 것 같다고… 어떻게 만드는지 물어봤다. 나는 잘 안 되는 영어와 손짓으로 재료 준비며, 김밥 마는 방법을 알려줬다. ‘김밥을 말다’는 의미가 잘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때 알았다. 김밥은 김치와 함께 한국을.. 2024. 1. 30.
왜 미니멀라이프인가?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고, 조용한 새벽에 글을 쓰기 위해 의자에 앉았다. 글의 주제를 찾기 위해 나에게 질문을 한다. 왜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할까? 어떻게 정리 정돈을 할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왜 비우고 정리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글을 쓰다 말고 책장에서 조슈아와 라이언이 쓴 《미니멀리스트》 책을 꺼내온다. 오늘은 왠지 여기서 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해가 뜨지 않아 깜깜했던 세상이 어느새 밝은 햇살로 가득 찼다. 쉬지 않고 이렇게 몰입해서 책을 읽기는 최근 들어 처음이다. 나에게 이 글을 쓸 수 있게 영감을 준 《미니멀리스트》 책 구석구석에서 그 답을 찾았다. 책 속에서 나는 미니멀리스트이다. (‘나는’ 대신에 ‘미니멀 라이프’로 바꿔서 읽으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나는 .. 2024. 1. 4.
혼자서 마음처럼 안 될 때 슬로우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을 새롭게 고쳐 써 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집은 어떤 집일까? 나는 인테리어를 멋지게 해야 집이 예쁘게 보인다고 생각했다. 내가 집 꾸미기에 한창 관심 있을 때는 문턱이 없어지기 시작했다. 중문도 달아야 했다. 그리고 조명으로 힘을 팍 주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에만 신경을 썼다. 그런데 나의 ‘아름다운 집’ 기준을 180도 뒤집는 일이 생겼다. 온라인공간에서 인테리어가 멋진 집을 검색하던 중에 아주 단순한 집이 눈에 들어온다. 처음 보는 내가 봐도 뭐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정도의 살림살이만 있다. 소유하는 물건의 수가 적으니 충분히 제어할 수 있어 보인다. 적은 물건으로도 생활에 불편함이 없이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가끔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을 꺼내 재고를 파악하고.. 2023. 11. 28.
슬로우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 나의 ‘아름다운 집’ 기준을 180도 뒤집는 일이 있었다. 온라인공간에서 인테리어가 멋진 집을 검색하던 중에 아주 깔끔한 집이 눈에 들어왔다. 가지고 있는 물건은 적지만, 적은 것으로도 만족하는 행복한 사람이 있었다. 블로그 닉네임이 밀리카이다. 가끔 가지고 있는 모든 물건을 꺼내 햇볕에 소독하고 다시 집어넣는 것은 충격이었다. 어떻게 저게 가능하지? 소유하고 있는 물건이 적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밀리카님은 블로그에 미니멀 라이프에 임하는 자기 생각을 꾸준히 기록하더니, 『마음을 다해 대충 하는 미니멀 라이프』(밀리카 지음)라는 책을 출간한다. 작가는 비움과 정리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의 댓글에 성심껏 답변을 달아준다.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었다. 나에게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이 생긴 것이 그때부.. 2023. 11. 13.
비우면서 채우는 생존 가방 [서울특별시]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오전 6:41) 2023년 5월 31일, 위급 재난 문자가 왔다. 고요한 새벽에 난데없이 대피할 준비를 하라고 한다. 서울특별시에서 아무런 설명도 없이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준비하란다. 눈앞이 새하얘졌다. 남편은 벌써 출근 했고, 작은딸은 방에서 자고 있다. 큰아이는 지금 학교 주변에서 자취하고 있다. ‘어쩌지? 뭐부터 해야 하지?’ 당황해서 심장만 콩닥콩닥 뛰었다. 바로 TV를 켰다. 뉴스에서도 속보 자막만 나오고 아직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이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심장이 떨린다. 재난이 닥쳤을 때 무엇이 필요.. 2023. 11. 1.
다음 여행은 지금보다 더 가벼운 여행이 되기를 꿈꾼다 나는 어떤 여행을 할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살면서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몸과 마음이 가벼운 여행을 할 수 있을지? 내 여행은 비우는 여행일까? 아니면 채우는 여행일까? 여행하면서 하나씩 그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나의 여행은 늘 가족 혹은 친구와 함께였다. 그런 내가 용기를 내서 혼자 떠나기로 했다. 만나는 사람마다 “혼자 괜찮겠어?”, “무슨 재미로 혼자 여행을 가니?” 한 마디씩 한다. 대부분 걱정을 한다. 간혹 “대단하다.”, “부럽다, 잘 다녀와!” 응원을 해 주는 이도 있다. 나 역시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무엇보다 나는 이번 여행의 목표를 ‘짐을 늘리지 않는 것’으로 잡았기에 그 목표에 집중할 생각이다. ​ 여행 준비는 언제나 설렌다. 시작이 반이라고 항공권 예약.. 2023. 10. 26.
비울 준비가 되었나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왜 비워야 하는지…‥. 어렸을 때 부모님은 직장을 다니셨기 때문에 늘 바쁘셨다. 엄마는 퇴근하고 오셔서 부지런히 식구들의 저녁을 챙기셨고, 우리가 하루 종일 놀고 난 흔적을 치우셨다. 지금처럼 살림하기 편하지 않았던 그 시기에 엄마는 늘 총총걸음을 하셨다. 두 살, 세 살 터울의 딸 셋의 취향이 다 다르기에 장난감, 동화책, 입고 벗는 옷이 허물을 벗은 애벌레의 껍질처럼 널브러져 있었다. “어지르지 말아라. 제발 사용한 물건은 제자리에 갖다 놓아라.” 말씀은 하셨지만 왜 치워야 하는지는 말씀하지 않으셨다. 그 아이가 자라서 정리를 잘하고 싶은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내가 어렸을 때처럼, 정리가 필요한 아이가 우리 집에 둘이나 있다. 처음에는 딸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그들의 영역.. 2023. 10. 25.